비타민은 우리 몸 곳곳에 꼭 필요한, 자동차의 윤활유나 나사 같은 존재다. 우리 몸은 산소와 물이 없으면 바로 죽거나 한 달 이내로 생명을 잃는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바로 죽지는 않지만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질병에 걸리게 된다. 감기는 물론이고 아토피성 피부염, 노화, 당뇨병 등 각종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 남녀 모두에게 괴로운 탈모도 비타민이 부족해 생기는 현상 중 하나다. 각 질병별로 필요한 비타민을 알아보자.
당뇨병이 있을 때
부모에게 당뇨병이 있으면 자녀에게도 당뇨병이 생길 확률이 높다. 하지만 모든 자녀에게 발병하는 것은 아니고, 비만한 자녀에게 잘 생긴다. 그 이유는 비만이 생기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활성산소가 증가하는데, 이 활성산소가 인슐린 공장인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해 당뇨병을 만드는 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항산화 비타민과 인슐린 합성에 필요한 아연, 인슐린의 세포 내 작용을 돕는 크롬 등이 필요하다. 물론 비만한 당뇨환자에게는 체중감소와 운동, 식이요법이 필수적이다.
간질환이 있을 때
우리나라에는 B형 간염 환자나 보균자가 많은 편이다. 간이 나쁘면 쉽게 피로해지고 피부도 검게 변한다. 특히 변비가 있으면 장 속의 나쁜 물질과 발암물질이 간으로 유입돼 간 기능을 더욱 나쁘게 만든다. 또한 비만이나 알코올은 지방간을 만들어 간을 지치게 한다. 간에 필요한 영양소는 거의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비타민 B군이 필요하다. 비타민 B군은 단것이나 알코올을 섭취할 때 빨리 소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질환자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비타민 B군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반대로 독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알맞은 비타민과 그 용량을 정해야 한다.
혈관질환이 있을 때
혈관질환은 뇌혈관, 심장혈관, 대동맥, 정맥, 모세혈관 질환 등 다양하다. 혈관에 질환이 생기면 뇌경색, 뇌출혈, 협심증, 고혈압, 심근경색, 하지정맥류, 말초혈관 장애, 치매 등 피가 흐르는 길에 병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혈관 자체를 건강하고 탄력 있게 보존하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위해 혈전(피떡)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혈관을 굳게 만드는 것은 나쁜 지질과 활성산소다. 혈중에 나쁜 지질이 많이 포함되면 식은 갈비찜의 지방이 굳듯, 지방이 혈관 내에 쌓일 수 있다. 특히 혈관벽이 손상되면 지방은 더 잘 쌓인다.
이런 일에 한몫하는 것이 활성산소다. 활성산소가 혈액 내 나쁜 지질을 산화지질로 만들어 혈관벽을 굳고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항산화 비타민 등이 이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혈액이 끈끈해지면 점도가 높아져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되고, 이것이 혈관을 막으면 심장마비가 오게 된다. 혈액을 덜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비타민 E, 양파, 생청국장 등이다. 이것들을 매일 꾸준히 복용하면 그만큼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단, 비타민 E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많은 양(1200IU 이상)을 매일 섭취하면 수술이나 치과 치료 시 출혈이 많아지므로 400IU 정도가 적당하다. 양파는 하루에 4분의 1에서 2분의 1 개 정도가 좋고, 생청국장은 날것으로 하루에 3숟가락 정도면 충분하다.
노화 방지를 목적으로 할 때
노화는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화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성장호르몬의 감소와 지나친 활성산소가 가장 유력하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어린아이에겐 키를 크게 하고, 성인에게는 노화를 늦춘다. 성장호르몬의 원료인 단백질, 토마토, 바나나, 견과류 등을 먹으면 좋다. 외적 노화의 지표인 피부노화를 막고 건강한 피부를 가지고 싶다면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A, C, E를 꾸준히 섭취한다.
탈 모
탈모는 유전적 요인, 영양 결핍, 호르몬, 성별,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요즘에는 비만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달걀 흰자만 먹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 이유는 노른자에 들어 있는 비오틴 성분이 부족하면 탈모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오틴은 모발의 영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