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오후 2시 논현동 인근의 세미나실에는 30~40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간질환 관련 치료나 항암치료를 받다가 막다른 길에 부딪혀, 그 누구보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무슨 일로 이 자리에 모이는 걸까.
“항암제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면서 항암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의사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설명해준다고 해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이 세미나실은 BRM(Biological Response Modifier, 생체반응조절물질)연구소로, 한계에 다다른 현대의학 치료방법에 대한 천연물의 통합의학치료법을 연구하는 곳이다. 지난 1985년 ‘국제건강가족동호회’로 출발한 이곳은 천연물 치료법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최신 연구자료에 대한 정보도 이곳을 찾는 환자들은 물론 그 가족들과도 공유하고 있다.
BRM연구소를 이끄는 박양호 실장은 “현대의학은 각종 질병의 조기발견이나 치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부작용과 약물내성, 수술 등 기타 치료 후 재발로 인한 암의 전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현대의학의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통합의학이 암치료에 새로운 비전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32년간 간질환을 시작으로 암치료에 대한 세계 여러 나라의 논문과 학회지 발표 내용들을 연구해왔다. 이 결과물들을 통해 암이 전이되는 과정을 차단시킬 수 있는 천연물들을 찾아냈고, 매주 수요 강좌를 통해 환자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한다.
한 예로 간암의 경우 간암 줄기세포의 증식과 전이에 관여한 유전자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줄기세포 증식억제물질을 천연물에서 찾아내 적용하는 것이다. 일명 ‘천연물 통합요법’으로 불리는 이 방법을 통해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 등 간질환을 치료한 18인의 투병과정을 기록한 ‘간을 살린 사람들’(도서출판 예일비알엠)도 지난 2월 출간되기도 했다.
박 실장은 “암줄기세포의 작동을 조절하면 유전자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80%의 암은 치료가 가능해, 실제 14cm에 달했던 암덩어리가 흔적만 남고 사라진 케이스도 있다”며 “수요강좌는 몸이 아프다고 주변에서 무작위로 식품들을 권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밝혀진 질병의 구체적인 발병 및 최신 치료 트렌드, 그리고 생체반응조절물질을 통한 맞춤식 천연물 요법을 알려주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이곳에서 알려주는 치료법은 주먹구구식으로 한두 사람이 효과를 봤다고 말하는 것들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검사한 CT, 초음파 등의 검사결과를 분석해 개개인에 맞는 천연물을 찾아내는 방법이라는 것.
최근에는 천연물에서 암 줄기세포를 조절하는 물질을 찾아 복합 천연물 요법을 적용해 간암은 물론 스티브잡스가 앓았던 신경내분비암 등 여러 난치성 암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박 실장은 “고주파나 동맥조영색전술, 항암치료, 수술 등은 눈에 보이는 암세포를 없애는 방법”이라며 “이런 현대의학 치료와 함께 독성과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요법을 병행해 CT에도 나타나지 않는 미세암은 물론 암 줄기세포까지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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