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가 암세포보다 뇌세포에 더 많은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마크 노블 박사는 과학전문지 ’생물학 저널(Journal of Biology)’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항암제가 신경계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희소돌기교세포(oligodendrocyte)를 포함, 뇌의 여러 중요한 세포에 손상을 입힌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BBC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노블 박사는 여러 형태의 암에 폭넓게 쓰이는 3가지 항암제 시스플라틴, 카르무스틴, 시스토신 아라비노시드를 시험관에서 암세포와 뇌세포에 각각 노출시킨 결과 암환자의 암세포를 40-80% 죽일 수 있는 분량으로 뇌세포가 70-100%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노블 박사는 이 항암제들을 쥐에 투여하자 뇌세포에 심각한 손상이 나타났으며 투여 후 최소한 6주동안 희소돌기교세포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뇌세포들이 계속 죽어갔다고 말했다.
노블 박사는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도 손상을 입었다고 밝히고 이는 암환자가 항암치료 후 나타내는 기억상실과 발작 등의 부작용을 일컫는 이른바 ’케모 브레인(chemo brain)’ 현상을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블 박사는 항암제에 이러한 심각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보조약물을 첨가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암연구소 의료실장 존 토이 박사는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최대한 죽이고 정상세포에 대한 손상은 최소한 으로 줄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지만 불행히도 뇌세포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말하고 그러나 현재 쓰이고 있는 항암화학요법은 폭넓은 임상시험을 통해 득이 실보다 크다는 것이 확인된 것인 만큼 암환자들이 항암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