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나라에서 간암의 발생 현황
간암은 통계청의 1999년 한국인 암사망 통계에 따르면 위암(21%), 폐암(19%), 간암(18%)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암에 의한 사망자수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남자는 31.7명, 여자는 9.5명으로 남자에게 훨씬 많았습니다.
한국에서의 발생하는 간암은 15세 이전까지는 남녀의 차이 없이 매우 드물며 남자에서는 15세, 여자에서는 25세부터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남자에서는 40∼50세 사이에 현저히 증가하여 70∼74세에 정점을 이루며, 여자의 경우 45∼55세에 증가하여 70∼74세에 정점을 이루는데 70세 이후부터 남자에서 관찰되는 감소 추세가 여자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간암은 매우 흔한 악성 종양이며 중앙 생존 기간이 4개월, 그리고 6개월 누적 생존율이 37.5%로써 그 예후는 매우 불량합니다.
간암의 예후가 이렇게 불량한 이유는 첫째, 질환의 초기에는 간암을 시사하는 특이 증상이나 증후없이 서서히 진행하므로 간암이 진단될 당시에는 이미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어 있기 때문이며, 둘째 간암의 약 80%는 기존의 간경변증에서 병발되어 간경변증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간암의 크기가 3 cm 미만인 작은 간암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1년간 생존할 확률이 90%에 이르며 수술을 한 경우 5년 생존율이 40∼5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간암의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2. 간암의 종류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 즉 간암은 크게 3가지로 나눕니다. 먼저 간을 구성하는 주된 세포인 간세포가 암으로 변한 간세포암이 있습니다.
간에 있는 세포 중에서 담즙이 흘러가는 길을 만들고 있는 세포를 담관세포라 하는데, 이 세포가 암으로 변한 담관암입니다. 또한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간으로 옮겨와서 증식하는 경우를 전이성 간암이라 합니다.
간으로 전이되는 암으로는 대장암이 가장 흔하며 유방암, 위암, 췌장암, 폐암 등도 간으로 전이가 됩니다. 우리가 보통 간암이라고 말할 때는 간세포암을 의미하며,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이 바로 간세포암입니다.
3. 간암의 원인
간암이 어떤 경로를 거쳐 발생하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있지만 간경변증과 간암이 합병되어 있는 경우에는 간경변증으로 간세포의 파괴와 재생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
간암은 간에 아무런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생기지 않으며 대부분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과 같은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서 발생합니다.
간암 환자의 80∼90% 가량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이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 간암의 위험도가 100∼200배 증가하고 C형 간염 바이러스는 10배 이상 증가합니다. 나머지 10% 정도의 환자들은 과도한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B형과 C형 만성 간질환 환자들이 알코올 과음시에는 간암 발생의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열대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플라톡신이라는 곰팡이 독소가 간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남성호르몬제나 피임약 등의 호르몬 계통의 약물을 장기 복용하여 간암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4. 간암의 증상
간암의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서서히 발생되며 뚜렷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병기가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암의 주요 증상은 간경변 증상과 비슷하여 복통, 피로감, 복부팽만감, 식욕부진 등 비특이적인 증상들입니다. 이중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극도의 피로감입니다.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유달리 피로를 많이 느낀다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복통은 대개 심하지 않은 둔통으로 심와부나 우상복부에 주로 발생합니다.
비교적 증상이 없었던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지속적인 우상복부 동통을 느끼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이 복수가 생긴 경우, 황달이 생기는 등 간기능 검사가 악화된 경우에는 간암을 의심해야 하며 환자 스스로가 복부 종괴를 발견한 경우에는 진행된 간암을 의심해야 합니다.
5. 간암의 진단
간암의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로는 간기능 검사 즉 알칼라인 포스파타제나 유산탈수소효소를 검사하는데 이러한 효소들은 다른 장기의 이상이 있을 때도 상승할 수가 있습니다. 알파피토프로테인(알파태아단백질, AFP)은 간암의 진단에 중요한 단백질입니다.
간암환자의 80∼90%에서 혈청검사상 높은 알파피토프로테인치를 보이나 10∼20%에서는 간암이 있어도 상승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알파피토프로테인치는 만성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높게 나타날 수 있어서 추적검사가 필요합니다.
영상진단법으로는 간초음파검사, 컴퓨터 단층촬영검사, 자기공명영상(MRI), 간혈관조영술 등이 있습니다. 초음파검사는 환자에게 고통이 없고 비용도 비교적 싸며 인체에도 해가 없는 검사로서, 간의 크기와 형태, 간의 질, 종양의 크기와 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간내 종양이 있는데 혈액검사나 영상진단법으로 진단이 애매모호한 경우에는 간생검을 통한 조직검사로 암세포를 현미경으로 확인하고 어떤 종류의 세포로 된 암인가를 파악합니다.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간암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환자 즉, B형 만성 간질환 환자, C형 간경변증 환자,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들은 의사의 권고 전에 자발적으로 간암검사(알파태아단백질검사와 초음파검사)를 1년에 2∼3번 정도를 받아보는 것입니다.
6. 간암의 치료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간암의 조기발견,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조기에 간암을 발견할 경우 간암을 매우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게 되었으며 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더라도 수술 이외의 치료 방법을 통해 6개월 이상 몇 년씩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므로 간암이 발견되더라도 절대 낙심해서는 안됩니다.
현재 널리 이용되는 간암 치료법으로는 절제 수술, 간암에 대한 에탄올 주입술, 간암의 동맥화학색전술, 최근에는 고주파 치료법 그리고 간이식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 중 단순히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암의 크기와 개수, 암의 위치, 기존의 간질환의 진행 정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가장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가장 좋은 치료법인 것입니다.
간암의 치료로 현재 인정되고 있는 확실한 치료는 수술로 간암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수술 후에 간기능의 악화가 우려되거나, 간암이 너무 넓은 부위에 퍼져 있어서 수술로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실제 수술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수술 직후 예후인자로는 간경변증 합병유무 및 잔존 간기능이 중요하며, 간암의 재발은 간절제 후 장기 생존의 주요 장애요인이며, 5년 재발률이 61∼76% 정도입니다.
간이식은 완치의 가능성과 간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이론적 장점이 있으나 간이식후 바이러스성 간염의 재발, 장기 부족과 경제적 문제, 수술에 따른 위험성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진행성 간암에서는 간이식의 효과가 낮아서 대상을 단일 종양인 경우는 5 cm 이하, 3 cm 이하이면 3개 이하의 다발성 종양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간암으로 향하는 혈관(동맥)에 항암제와 리피오돌이라는 조영제를 투여하여 간암 주변의 동맥을 봉쇄하는 치료(간동맥 화학색전술)를 실시하여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또, 간암의 크기가 작고 종양의 수가 3개 이하일 경우에는 초음파로 관찰하면서 간암이 있는 부위에 직접 에탄올을 주사하여 조직을 탈수, 응고시켜 간암 세포를 파괴하는 치료(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또는 특수 바늘을 간암에 주입하고 고주파를 발생시켜 열에 의해서 간암세포들을 소작시키는 고주파 치료법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간암이 더욱 진행하여 간동맥 색전술이나 경피적 에타놀 주입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전신적 항암화학요법을 시도해 볼 수가 있는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는 15%를 넘지 못하며 부분 관해에 그칩니다.
간암은 여러 가지 치료법을 적용하든지 간에 치료 후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재발여부는 초음파검사나 컴퓨터 단층촬영검사를 통해 하며 수술이나 여러 가지 시술 후 3∼4개월 간격으로 확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암이 재발했다는 확진이 내려질 경우에는 보통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이나 간동맥 화학 색전술로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7. 간암의 예방
앞서 언급하였듯이 간암은 아무런 질환도 없는 간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과 같은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간암의 예방은 이러한 만성 간질환의 예방에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만성 간질환의 원인 중 약 75%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0∼17% 정도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형 간염의 예방은 1980년대로부터 예방접종을 통하여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있어서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보유율이 점차로 감소하고 있으므로 상당 부분의 간암 발생률이 감소하리라고 기대됩니다.
C형 간염의 경우에는 예방접종이 없는 실정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혈액을 통하여 전염되므로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하여 예방이 가능합니다.
즉, 혈관을 통한 마약 사용, 침, 문신 등을 피하고, 병원 등에서 환자의 혈액과 접하는 기회가 높은 사람들은 철저한 안전 수칙을 지키며, 감염된 사람의 칫솔이나 면도기를 절대로 공유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제하여야 하는데, 부득이한 경우라도 하루에 맥주 1∼2병, 포도주 반병, 소주 반병, 양주 1/4병 이상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매일 술을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단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알코올에 의한 간경변증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정기적인 즉 4∼6개월 간격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와 알파태아단백질 검사를 통하여 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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